NOW ON
NOW ON
Mohammed Kazem
SHIFTING DIRECTIONS - Poster
SOLD OUT
SHIFTING DIRECTIONS - 인간의 상호작용+
SHIFTING DIRECTIONS》은 에미라티 작가 모하매드 카젬의 한국 첫 개인전입니다. 이번 전시는 종이를 긁어내는 작가의 오랜 스크래치 작업에 주목하며, 빛과 공기, 시간의 미세한 움직임을 기록하려는 카젬의 독자적 방식을 소개합니다. 완성된 이미지를 고정된 결과로 보기보다, 환경과의 신체적 상호작용을 통해 세계의 보이지 않는 변화를 감각적으로 포착하려는 수행적 과정에 중심을 둔 전시입니다.
카젬은 가위 끝으로 종이 표면을 긁어내어 미세한 요철과 흔적을 남깁니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표면 조작을 넘어, 작가가 주변 환경의 미세한 움직임과 직접적으로 호흡하는 수행적 과정에 가깝습니다. 빛의 떨림, 공기의 흔들림, 거의 감지되지 않을 정도의 변화가 스크래치의 리듬 속에서 다시 드러납니다. 난지에서 제작된 ‘Waves’(2024)와 ‘Coordinates’(2024)는 이러한 신체적 감응이 어떻게 작품으로 전환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작가의 관심은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건들, 곧 사라질 것들에 대한 관찰과 기록으로 이어집니다. ‘Horizontal and Vertical Sounds’(2024)와 ‘Collecting Sound’(2024)는 카젬이 오랫동안 탐구해 온 소리의 세계를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우드(‘ūd) 연주자로 활동해 온 그는 스크래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 역시 작품에 남아 있는 것으로 이해하며, 소리가 끊임없이 움직이더라도 그 흔적을 붙잡아 두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Proximities》와도 맥락을 공유합니다. 《Proximities》에서 소개되는 설치작업 ‘Window’(2003–2005)는 걸프 지역 노동 환경의 불평등을 드러내고, 영상작업 ‘Directions (Merging)’(2022)는 샤르자 함리야 해변의 모래 위에 새겨진 좌표가 파도에 의해 지워지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소멸, 흔들림, 시간의 흐름은 카젬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Collecting Sound’와 ‘Collecting Light’ 시리즈는 작가가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마주한 사건들을 붙잡아 두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카젬에게 중요한 것은 대상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자연의 흐름을 기념하고 사라지기 직전의 순간을 시각적 형태로 머물게 하는 일입니다. 그는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계속 움직이며, 인간은 그 움직임 속에 존재하지만 그 보편적 변화를 완전히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스크래치 작업은 이러한 관찰과 사유를 반복과 인내의 신체적 과정으로 전환한 결과입니다. 《SHIFTING DIRECTIONS》은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사라짐과 존재, 시간과 움직임을 마주하는 태도를 차분하게 드러냅니다. 이번 전시는 카젬의 오랜 탐구가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자리이며, 그가 확장해 온 조형 언어의 중요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